★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공주 (2013, 이수진) ★ 영화를 보기 전부터 치유와 위로를 담아냈다는 어느 평론가의 호평에 자연스레 영화 이 떠올랐다. 딱 그만큼만 이 소녀를 배려해주었으면, 딱 그만큼만 이 소녀에게 희망을 안겨주었으면.. 그러나 어쩌면 당연하게도, 끝내 공주의 삶은 아름답게 포장이 되질 못한다. 물론 1차적인 분노만으로 1차적인 반응을 얻으려는 요새의 '치사한 영화'와는 다르다. 오히려 이와 반대로 영화를 분노를 넘은, 아니 사실 차마 분노하지도 못한 채 무력함만을 안겨준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공주는 말한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물론 맞는 얘기다 옳은 얘기다. 그럼에도 나 역시 공주가 잘, 숨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미친 학부모들에게 내몰리는 모습에 그들을 향한 분노보다는 "어서 도망쳐!"라고 외치는 나 자신의 무력함에 함께 털썩, .. 더보기 매치 포인트 (2005, 우디 앨런) ★ 평범한 테니스 강사 크리스가 부잣집 딸내미 클로에를 만난 뒤 벌어지는 한 남자의 신분상승과 그 유지에 대한 욕망만을 주구장창 다룬다. 클로에 그리고 노라를 향한 치명적인 사랑, 이라고는 하나 그 알맹이에 멜로는 전혀 없다. 사랑의 시작과 끝에 ㅡ그 이유는 다를지라도ㅡ 두 아름다운 여성을 상대로 품은 욕구와 욕망만 있을 뿐이다. 이쯤되면 권선징악을 바랄지도 모르겠지만, 철저하게 지켜내려 했던 그의 욕망이 처절하게 망가지는 '꼴'을 보고싶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너무도 솔직하고 발칙한 그의 내면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되레 그 악랄한 욕망을 끝끝내 지켜주고 싶어진다. 그의 치명적인 바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이후 더 큰 일탈에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도록.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 더보기 도쿄 타워 (2007, 마츠오카 조지, 니시타니 히로시) ★ 나이가 들어가는 것과 어른이 되어가는 것의 속도는 늘 어긋나고 만다. 세월이 흐름에 자연스레 먹는 나이와는 달리 어른이 되는 것은 왜 늘 삐걱거리고 장애가 생기고 부자연스럽기만 할까. 애늙은이가 될 수 밖에 없던 학창 시절을 거쳐 철없는 청년기를 호·방탕하게 보내고, 어느새 어른 아이가 돼버린 보통의 존재는 어느날 갑자기 흔한 성장통과 마주하고 만다. 웃음을 뒤로 감추고 눈물은 훔치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것과 마주하게 됐다면 그땐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그토록이나 힘드..ㄹ다고 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가는 내 인생의 속도 이상으로 나이만 들어가는 당신을 보아내야 하기 때문은 아닐는지. 그럼에도 당신이 평생을 그래주었던 것처럼 그렇게 지켜주지는 또 못해서. 세월이 당신을 할..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