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드 (2015, 백감독) ★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한 남자와 보통 여자의 사랑 이야기. 평범해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평범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를 두고 감독은 소재의 특수성을 10분 발휘, 아니 정확히 127분 발휘하며 주구장창 낯설고 신기한, 이 흥미로운 소재만을 갖고 내내 밀고 나간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이 속보이는 감독의 뚝심이 참 마음에 든다. 공포, 멜로, 미스테리, 코미디 등등 다양하게 변해갈 수 있는 장르의 소재를 두고 가장 빤한 멜로를 택한 점 또한 매우. 어느새 점차 사라지고 있는 듯한 일본 특유의 아련하고 따뜻한 그 분위기와 느낌을 그대로 가져온 동시에 스토리 라인도 이만하면 탄탄하다고 본다. 그래서 분위기에 취해 이미지에 취해 또 내용 그 자체에 취해 말도 안 되게 공감이 가고 이입이 되게 만.. 더보기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2014, 래 얼) ★ 시즌 1이 끝나고 난 뒤의 레이는 '이만하면 됐지' 싶었다. 소중한 친구들을 떼로 만나고, 혼자 안고가기 벅찼던 고민으로부터 조금 더 가벼워지고, 꿈에 그리던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기까지 했으니. 그럼에도 정작 레이를 미치게 만들었던 근본적인 원인에서는 전혀 진전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알고 보니 전혀 덜어냄이 없던 레이의 고민과 상처들은 되레 더 감춰야하고, 더 괜찮은 척 해야 했기에 오히려 이후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그녀의 말마따나 매순간을 fucked-up하고 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이 늘어날수록 딱 그만큼의 무게의 외로움이 각자의 삶을 짓누르게 되는 것 같다. 스스로도 외면하고 싶은 비밀 혹은 진실에는 배 이상으로. (안 그래도 무거운..) 레이의 삶은 그래서.. 더보기 만찬 (2013, 김동현) ★ 여기 낙엽같은 가족이 있다. 어느새 우수수 떨어져 사람들이 밟는 대로 밟히고, 바람이 부는 대로 불려 다니는. 그 와중에 힘없는 몇몇의 낙엽은 눈물을 뱉어낸다. 그러다 또 한번 우수수. 길바닥이 끝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하수구로 우수수. 어쩌려고 그들 스스로가 더 떨어지기만 하는지. 얼마 멀지 않은 자리에 함께 떨어져 있는 ‘나’라는 낙엽 역시 그대들을 보며 위안을 받았다가 속상도 해보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