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황색 눈물 (2007, 이누도 잇신)













-

 ‘이누도 잇신이라는 감독의 이름을 지우고 볼 때 어쩌면 시시한 청춘영화일지도 모르겠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이렇다 할 갈등도 제대로 없고, 또한 그나마 있는 갈등 역시 허접하기 그지없다. 그렇기에 제대로 해결될 턱도 없고 흐지부지.

 그러나 영화의 배경이 5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이 시시한 청춘영화는 유쾌한 힘을 얻는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겪는 청춘들의 반복되는 일상과 갈등. 또한 청춘들이라는 집단의 나 장수환의 심심한 인생을 껴 넣는다면 더더욱, 영화는 대단해질 수밖에.


 영화상 시시하기만 했던 갈등(위독한 식구, 여자친구와의 오해, 기다리던 꿈의 실패 등등)을 내 인생에 대입했을 때, 나는 과연 그대들처럼 다시 밝게 웃을 수 있을는지. 스펙타클하다 못해 너덜너덜한 삶이 될 게 빤한데 말이다.

 그렇기에 너의 꿈이 좌절되었다고 비난은 물론 실망도 하지 못하겠다. 그것마저 너의 새로운 꿈이라 부를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기에 너의 어리석은 도전에 손가락질하지 않겠다. 그런 열정이라도 갖고 있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할 테니까.

 

 나태하고 나른해보였던, 심심하기 그지없어 보였던, 너희들의 여름나기가 이토록 찡할 줄이야 이제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