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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 14일 (2014, 이동훈/최란)



새삼 '미드'라는 단어의 힘을 절감하게 된다. 이는 작가 또는 배우 개인의 역량에서부터 이밖에 모든 것들을 아우리는 시스템에까지 드라마 산업의 '좋은 면'들을 총칭하는 상징이 된 듯 하다.

 <신의 선물>은 한국형 미드이자 한국형 장르 드라마다. 물론 앞에 붙는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로 인한 어설픈 전개와 허술한 시스템이 적어도 나에게는 용인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스릴러가 원체 갖는 재미와 이보명, 조승우라는 믿고 보는 배우들 덕에 중간중간 느낄 수 밖에 없는 불편한 요인들을 참아내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참아냄의 끝에 대망의 마지막회를 본 사람들은 지금껏 참아내왔던 불만들을 폭발시키며 작가는 절필을 해야되며, 이보영은 시나리오 사기를 당했다는 막말을 퍼붓게 되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한마디를 더 한다. 뻔한 결말이라고. "에이, 괜히 봤구먼!"이라고 등을 돌리기엔 에이, 사실 우리는 지난 십몇회 동안 범인이 누군지 샛별이 엄마보다도 더 전전긍긍하며 찾아냈었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나는 차마 욕을 하지 못하겠다. 심지어 얼개얼개의 시스템적인 문제만 빼고 보자면 꽤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결말까지 전부.


 기승전결이라는 큰 틀 안에서 <신의 선물>은 어디에 휘둘리지 않은 채 처음의 계획대로 뚝심있게 진행을 시켰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제작되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것이 이 드라마에 투자한 나의 16시간에 대한 후회로 남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