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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프로젝트 (2012, 이근우)




2013 5

 하정우가 내뱉은 말 한마디를 통해 기사 한 줄, 사진 한 장으로 대체될 수 있었던 것을 이근우라는 똑똑한? 신인감독을 통해 577 프로젝트라는 리얼 버라이어티 무비가 완성되었다.

 이와 같은 신선한 기획의도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부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하정우, 공효진을 비롯한 매력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은 이러한 기대를 더욱 높이는 데에 일조했다. 기획의도와 캐스팅 단계를 시작으로 그들이 프로젝트를 위해 하나둘 모여 처음으로 길을 걷는 그 순간, 출연 배우들과 똑같은 기대감과 설렘으로 그들과 함께 577 프로젝트에 한 참여자로서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상큼했던 시작과는 달리 걸으면 걸을수록 힘들고 짜증나는 행군처럼 영화는 처음에 느꼈던 신선함이 끝나는 순간, 이도저도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가 되고 만다. 영화가 꼭 감동을 주거나, 혹은 웃음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분명한 의미가 있어야 되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이는 영화라는 장르를 떼놓고 봐서도 의미는 물론, 매력까지 없는 스토리가 된다.

 중간중간 캐릭터들의 갈등과 러브, 까지는 아니지만 썸스토리와 뜬금 토크쇼, 대놓고 하는 간접광고, 영화의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이라 의도했었을 몰래카메라까지.. 그나마 존재하고 있는 영화적 장치들은 페이크와 리얼 사이에서 순도 200% 리얼 다큐 무비라는 기획 의도에 비하자면 억지스러웠으며, 페이크 다큐를 만약 표방했다면 심심했다.


 20명 남짓 배우들의 개인적인 성장 스토리 또는 국토대장정을 통한 어떤 거창한 감동이나 교훈 따위를 담지않고 그 과정에 집중하며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냈다,는 것이 영화의 신선한 장점이랄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채 (복잡다다한 의미를 갖고있는 뜻으로서) '재미'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