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
아직도 .이런. 영화에 익숙지 못함에 상당히 부끄럽다.
스콧 데릭슨의 <살인 소설>, 제임스 왓킨스의 <우먼 인 블랙>, 그리고 미카엘 하네케의 <하얀리본>. 세 영화는 모두 아이들을 둘러싼 정체불명의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살인 소설>과 <우먼 인 블랙>은 미스터리이자 스릴러이다(그것도 꽤 별로인). 반면 <하얀리본>은 미스터리인 동시에 드라마라는 장르를 포함한다.
전자의 두 영화는 사건의 중심인물, 곧 '범인이 누구게?'라는 질문만으로 영화의 스토리를 물고 늘어진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순수성을 대표하는 아이들은 이에 다소 억지스러운 연관성을 맺으며 외적으로 영화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도의 도구로 쓰일 뿐이다.
그러나 <하얀리본>은 이들과 다르다. 드라마가 담겨있다. 어떠한 죽음보다 더욱 끔찍한 사건들의 발생에 있어 영화적 중심인물은 그렇게 당한 피해자들도, 주인공인 척 내레이션으로 영화를 이끌어 가는 선생님도 아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느날 밤 숲속을 헤집고 달리는 누군가와 그를 바짝 쫓는 어둠의 그림자 그리고 이에 맞는 쿵쾅쿵쾅 bg
,로 관객의 마음을 두근거리게는 절대 하지 않는다. 날 밝은 아침, 너무나 태연하게 사건의 결과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이를 보며 주변인들은 '과연 누가, 왜 이런 짓을 한 걸까?'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을 갖는다.
영화의 사건은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2번이나 진행된 세계대전의 중심지가 되었던 독일의 어느 한 작은 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