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린 램지)
2013 6 ★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월플라워> 이후 다시 한 번 원작이 궁금하게 만드는 극본과 더불어 미장센, 편집, 음향,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연출까지 가히 최고.
무표정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 틸다 스윈튼의 한가지 표정에서는 역설적으로 수만가지의 감정들을 읽을 수 있다. 케빈(이즈라 밀러) 역시 비뚤어진 사랑과 그로 인해 점철된 질투와 집착, 그 이상의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날카롭게 묘사하여 심지어 타당성까지 부여해준다.
이와 함께 상황 전체적인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는 듯한 배경음악의 반복적인 사용은 사건의 애매모호성을 더욱 강조시키며 동시에 마지막의 노래는 마치 케빈 자신도 내놓지 못한 사건에의 원인을 규명하는 듯하다.
영화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어느 날 벌어진 한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틈틈이 유발, 유지시키며 마지막에 다다라 빵 터트리는 뻔한 양식 속에서도 적절한 암시와 복선, 무엇보다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정확히 녹아내림에 따라 사건 전반에의 짜임새있는 구조로 확장시킨다.
결국 너 대체 왜 그랬냐,는 말을 가장 먼저 묻고 싶을 관객들 아니 시민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하는 엄마, 그리고 이에 매우 모호한 대답을 하는 아들 케빈. 어쩌면 그것이 감독이 내놓은 최선 또는 최악의 결론일 것이며, 시발점이 되었고 앞으로를 내다보게까지 만든다.
+ ..<케빈에 대하여>는 질문은 하나지만 대답은 수천 수만 가지가 될 수 있는 복잡한 수식의 문제다. 엄마 역의 틸다 스윈튼은 감독이 제시한 어려운 숙제를 표정과 몸짓의 기호로 풀어낸다. -이화정 / 어떤 배우의 얼굴은 예술이나 삶보다 커 보인다. -이용철